나는 왕산(旺山) 허위라 하네.
한때는 법을 관장하는 평리원 수반(재판장)이었으나,
법이 무너지고 나라가 유린당하는 꼴을 볼 수 없어 관복을 벗고 갑옷을 입었지.
13도 창의군의 군사장이 되어 전국의 의병을 이끌고 서울 동대문 밖까지 진격했던 날... 그날의 함성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네.
비록 작전은 실패하고 나는 이곳 서대문 형무소의 첫 번째 사형수가 되었지만,
후회는 없네. 재판정에서 왜놈 판사가 내게 죄를 묻더군. 그래서 내가 호통쳤지.
"의병을 일으키게 한 자는 이토 히로부미니, 그 자가 죄인이다! 나는 대한의 의병장으로서 적과 싸웠을 뿐이다!"
동지여, 내 목숨은 여기서 끊어지나 나의 의기는 자네들에게 남기겠네.
부디 포기하지 말고, 우리가 못다 연 저 동대문을 활짝 열어주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