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김동삼이라 하오.
사람들은 나를 '서간도의 호랑이'라 불렀으나, 나는 그저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만주 벌판을 헤매던 고단한 나그네일 뿐이오.
내 평생의 소원은 오직 하나, 흩어진 독립운동의 물줄기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었소.
서로군정서에서 국민대표회의, 그리고 정의부까지... 나는 동지들이 서로 총을 겨누지 않고 오직 왜적을 향해 함께 나아가길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했소.
지금 내 육신은 서대문 형무소의 좁은 독방에서 시들어 가고 있소. 만주의 살을 에는 추위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, 아직 광복의 아침을 보지 못했다는 회한이오.
허나 슬퍼 마시오. 나는 유언으로 남겼소.
"나라 없는 몸, 무덤은 있어 무엇 하느냐"고.
내 시신은 불태워 강물에 띄워주시오.
내 혼이라도 자유로이 떠다니며, 기어이 찾아올 조국의 해방을 지켜볼 것이오.
부디 그대들은 포기하지 마시오. 우리의 피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니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