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영양의 선비, 벽산(碧山) 김도현이라 하네.
나라가 기울어갈 때 책을 덮고 칼을 들어 의병을 이끌었으나,
끝내 국운이 다함을 막지 못했네.
1910년, 많은 동지들이 자결할 때 나는 죽지 못했지.
늙으신 아버님이 살아계신데 먼저 가는 것은 불효였기 때문이라네.
지난 4년, 망국의 백성으로 사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네.
이제 아버님의 3년 상을 마쳤으니, 나는 미뤄두었던 신하의 도리를 다하려 하네.
내 소매에는 무거운 돌을 넣었네.
나는 이 동해 깊은 물에 몸을 던져,
죽어서도 바다를 지키는 혼이 되어 왜적이 감히 넘보지 못하게 할 것이네.
자네, 슬퍼 마시게. 나는 이제야 비로소 떳떳하네.